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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성탄일(日) 과 성탄지(地)

달력의 마지막 달 12월이 되니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려온다.  크리스마스는 12월 25일이지만 사람들은 벌써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고 들썩인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리는 성탄절이지만 예수가 태어난 날짜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가 태어난 베들레헴도 다윗 임금 때는 이스라엘 땅이었지만 지금은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5마일  떨어져 있는 요르단에 속해 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인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보다는 탄생일인지 확실치 않은 12월 25일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예수의 탄생지인 베들레헴의 중요성은 찬송가의 가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오 베들레헴 너 작은 골 너 잠들었느냐, 온 하늘 두루 비춘 줄 너 어찌 모르나.”  “우리 임금 주 우리 모두 절하세,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 베들레헴에 나셨네.” “그 한 별이 베들레헴 향하여 바로 오더니,  아기 예수 누우신 집 그 위에 오자 멈췄네.”  “ 천사 찬송하기를 거룩하신 구주께,  영광 받을 왕의 왕 베들레헴에 나신 주”   여기서 베들레헴은 히브리어로 ‘빵(식량)의 집’, 아랍어로는 ‘고기(육류)의 집’ 이란 뜻인데 이런 곳에서  영혼의 양식인 예수가 탄생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아무튼 예수가 탄생한 베들레헴은 조용하지만 그가 활동했던 예루살렘이 속한 이스라엘은 지금 전쟁터가 되어 있으니 그 까닭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가 기리는 12월 25일은 A. D. 336년의 로마 달력에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이때 처음 예수의 성탄일로 경축한 날이다. 다만 예수는 팔레스타인을 통치하던 헤롯 대왕 때에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12월 25일에 태어난 사람 가운데는 훌륭한 업적을 남긴 두 사람이 있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영국의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과 미국의 적십자사를 창설한 클라라 발톤이다. 이들을 기억하면 예수의 탄생일이 좀 더 뜻깊은 명절이 될 성싶다.     뉴턴은 1642년 12월 25일에 린컨숴에서 태어났다.  그는 트리니티 칼리지와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왔고 연금술을 연구하고 나중에 신학과 성서 연대기를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뉴턴은 로열 소사이어티의 총장이 되었고 앤 여왕으로부터 ‘나이트’ 작위를 받았다. 1727년 숨진 뉴턴은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안장되었다.   미국적십자사를 세운 발톤은 많은 사람으로 부터 ‘전장(戰場)의 천사’ 란 애칭으로 불릴 만큼 많은 부상병과 환자를 돌본 여성이다.  그녀는 1821년 12월 25일에 태어났다. 발톤은 미국도 전쟁 희생자 보호를 위한 ‘제네바 협약’을 비준하도록 노력했고. 그 결과 미국도 1882년 이를 비준했다. 그녀는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 가운데 ‘The Red Cross’가  가장 유명하다.          성탄절이 다가오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이 지속하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라디오나 TV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슬픈 성탄절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예수가 탄생한 날을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맞이하면서….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성탄일 성탄지 탄생지인 베들레헴 예수 그리스도 크리스마스 캐럴

2023-12-14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시간을 찾아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한창일 때 / 숲속 집은 거의 지어지고 있다 / 추운 마음 손을 녹이고 / 하루하루 뜨거운 삶을 살아간다 / 늦게 도착한 어두워지는 행성 / 무사한 하룻길을 뒤돌아보는 시간 / 함께 맞이하는 생소한 아침도 / 당신의 손으로 준비한 빛나는 시간이었음에 / 가슴을 채우며 다가오는 생명 숨소리 / 녹아내리는 삶은 쌓인 눈의 무게보다 가볍지 않기에 / 너는 왔던 길을 뒤돌아본다 / 그믐이 지는 하늘을 건너 우리 뜨거웠던 하늘 가 / 멋모르고 만들었던 숲속 집으로 / 노을을 안고 시간을 거슬러 숲으로 간다     산책길이 이리 아름다울 수가 없다. 크리스마스를 2주 앞둔 겨울. 징글벨이 울리고 산타 할아버지가 눈썰매를 타고 지붕 굴뚝에 내려와 아무도 모르게 착한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간다는 눈 덮인 동네에 봄 같은 겨울이 찾아왔다. 잔디가 파릇해지고 하늘이 높고 푸르다. 숲속을 걷다 보면 산새들의 노랫소리가 청명하다.     걷다 보면 만나는 풍경들이 있다. 평소엔 대수롭지 않게 바라보던 하늘, 노을을 배경으로 떠 있는 구름 한 점만으로도 다른 분위기를 내기도 한다. 낙엽이 두껍게 깔려있는 좁은 길가로 빽빽하게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돌아오는 길을 자칫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덤불 사이로 길을 내기도 하고 끊어진 길을 되돌아 나오기도 하였지만 휴대전화의 셔터를 마구 누를만큼 풍경이 내게로 왔다. 삐죽이 튀어나온 갈대가, 바닥에 떨어진 낙엽 한 장이, 돌멩이에 피어난 이끼가, 어두워지는 하늘에 흐르는 구름이, 언덕에 걸려있는 노을 한 장이 그토록 마음을 위로할 줄은 미처 몰랐다. 세상 어느 구석을 바라보아도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다.   그 아름다움을 눈으로 찾아내고 마음에 담지 못함은 나의 눈과 마음이 열려있지 못한 까닭이리라. 당신의 손은 오늘도 빛나는 하루를 펼치는데 눈을 가리고 입을 막고 있음은 손에 쥐어도 버리고 갈 것만 찾는 우리의 멍든 가슴 때문은 아닐런지. 변해가는 하늘을 바라보다 쉼 없이 우리 곁을 지나가는 시간을 본다. 붙잡고 싶었다. 달려가 앞서 보기도 하고, 옷소매를 부여잡아 끌어보기도 하였지만 시간은 돌아 보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에 시간의 신 크로노스(Chronos)는 달려가는 젊은 청년의 모습, 발에는 날개가 달려 있고 오른손에는 날카로운 칼이 들려 있으며, 이마에는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늘어뜨려져 있지만 뒷머리에는 머리카락이 한 오라기도 없다. 쉼 없이 달려야 하니 발에 날개가 달려 있고, 창끝보다 날카로와야 하기에 오른손에 칼이 들려 있고, 만나는 사람이 잡을 수 있도록 앞이마에 머리칼이 늘어뜨려져 있으나, 지난 후에는 누구도 잡을 수 없도록 뒷머리가 없음을 의미한다. 시간은 곧 기회이지만 한번 놓친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다.     그런데 고대 그리스인들은 절대적이며 수학적 측면에서 수량화가 가능한 시간을 주관하는 크로노스(Chronos) 외에 질적인 시간을 주관하는 카이로스(Kairos)라는 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전자는 일상적이며 안정과 지속을 상징한다면, 후자는 축제와 같은 비일상적이며 기회와 변화, 행복과 불행 등을 상징하고, 또한 인간의 의지에 의해 정의되기도 하는 시간 개념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바라보는 우리의 답답한 마음을 위로해 준다.     우리는 크로노스의 삶을 살아야 하지만 순간순간 나에게 다가오는 시간을 카이로스(Kairos)의 시간적 개념으로 살아야 한다. 카이로스의 시간은 눈금 같은 시간이 아니라 풍요롭고 사랑스러우며 창의적이다. 나는 노을을 안고, 바람에 기대어 시간을 거슬러 숲으로 가고 있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시간 시간적 개념 하늘 노을 크리스마스 캐럴

2023-12-11

[독자 마당] 성탄절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사려고 상점엘 갔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카드는 어김없이 ‘홀리데이(holiday)’ 카드뿐이다. 언제부터 크리스마스가 변질된 것인가? 분명히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을 뜻하는 것이고, 홀리데이는 종교적 축제를 뜻한다. 아마도 카드 제작사들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카드를 판매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을 것이다. 이런 대중의 입맛에 맞게 크리스마스가 점점 성탄의 참뜻은 희미한 기억으로 남고 그저 축제일로 가족,친지를 방문하고 선물을 교환하는 휴일로 각인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만민을 위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세상에 오신 날은 누우실 자리조차 없어 말구유가 첫 침대가 됐다. 밤새도록 양 떼를 지키던 들판의 목자들에 나타나 이 기쁜 소식을 전해준 하늘의 천사들, 먼 이국땅에서 별을 따라 찾아와 예물을 바쳤던 동방의 박사들….   이런 모습들을 카드에 담았던 크리스마스는 전설 속으로 사라진 것인가? 많은 상점과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넘쳐 크리스마스 시즌임을 알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독교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집집마다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온갖 장식을 달고, 집 지붕에도 알록달록 별빛처럼 빛나는 장식을 해 온 동네를 아름답게 수 놓고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고요했던 밤, 어두컴컴한 말 우리에서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자. 크리스마스는 예수님의 탄생일이다. 소외된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화려함과 방탕함이 없는,이 세상에 오셔야만 했던 예수님의 마음이 담긴 성탄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주 예수 나신 밤, 그의 얼굴 광채가 세상 빛이 되었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라는 찬송가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노영자·풋힐랜치독자 마당 성탄절 크리스마스 카드 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시즌

2022-12-23

"겨울밤 녹인 성탄 캐럴" 숨 솔로이스트 윈터 원더랜드 공연 성황

숨 솔로이스트 앙상블(단장 김지연)의 두 번째 크리스마스 콘서트 '윈터 원더랜드2'가 예상보다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막을 내렸다.     20일 오후 7시 30분부터 뷰포드의 '귀넷인바이어멘틀 앤 헤리티지 센터'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100명이 넘는 관객이  참석했다. 주최 측의 예상보다 많은 관객에 준비된 좌석이 부족하여 몇몇은 서서 공연을 관람해야 했다.       이번 공연은 살롱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지연 단장은 "편하고 즐거운 자리에서 여러분을 모시기 위해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공연의 시작은 숨 솔로이스트 어린이 연주자들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캐롤 메들리였다. 그리고 다음은 쇼팽의 녹턴 20번 피아노 솔로가 계획되었지만, 김 단장에 따르면 예상치 못한 공연장 피아노 문제로 인해 무대를 진행하지 않았다.   이어서 '아베마리아', 크라이슬러의 '중국의 탬버린' 바이올린 콘체르토, 피아졸라의 '오블리비언'과 '리베르탱고' 삼중주, 앙헬 비욜도의 '엘 초클로' 무대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자아냈다.     공연의 마지막은 재즈 보컬리스트 앤드류 최와 숨 솔로이스트 앙상블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무대였다. 이들은 대표적인 캐럴인 '윈터 원더랜드', '렛 잇 스노우', '해브유어셀프 어 메리 리틀 크리스마스', '오 거룩한 밤'을 선보였다. 특히 오 거룩한 밤 무대는 김지연 단장과 함께하여 2절을 한국어 가사로 관객들과 함께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편 숨 솔로이스트 앙상블은 남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순수 예술 전공자들이 모여 구성된 단체로, 다양한 공연을 통해 한인사회에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고 있다.  윤지아 기자겨울밤 성탄 성탄 캐럴 크리스마스 캐럴 솔로이스트 앙상블

2022-12-21

[독자 마당] 성탄의 의미

 마지막을 고하는 달랑 남은 한 장의 달력. 이제 금년도 마감을 할 시간이 가까워진다. 나무마다 색색의 잎새들을 어깨에 잔뜩 지고 힘겹게 서 있었으나 지금은 미풍도 견디고 못하고 한 잎, 두 잎 떨어진다.     그 푸르던 기상도, 뜨거운 태양을 식혀주던 그늘도 한여름의 꿈인 양 앙상한 빼대만 남기며 외롭게 서서 내일을 기약한다.     추수감사절이 끝나기도 전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캐럴이 온 상가를 뒤흔들며 고객을 부르고 있다. 정작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사라지고 할러데이 시즌만 남았다. 먹고 마시고 노는 크리스마스가 되어 버렸다.     예수님이 탄생하시던 그 새벽을 기억한다. 요셉은 만삭의 약혼녀를 데리고 고향 베들레헴을 찾았다. 그러나 마침 그때 호적령이 떨어져 방방곡곡에서 몰려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임신부를 쉬게 할 방 한 칸도 없었다. 결국 밤이슬만 겨우 피할 수 있는 마구간을 찾았다.     ‘주여 오시옵서소’를 날마다 주문처럼 외우던, 성경에 해박한 제사장이나 율법학자들은 그 시간에도 허공을 향해 울부짖었건만 정작 구세주로 오신 그분을 맞을 자리는 없었다.     그러나 역사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들에서 양을 치던 순박한 목동들 앞에 장엄한 하늘의 메시지가 울려퍼지고 하늘 문이 열리며 천군천사의 합창 소리가 시작되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세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해서 구세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이렇게 첫 기쁨의 소식은 들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에게서 나타났고 그들은 달려가 이 소식을 전했다.     며칠 후면 크리스마스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성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 예수님이 이땅에 오신 기쁜 소식에 귀 기울리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소망한다.  노영자 / 풋힐랜치독자 마당 성탄 의미 정작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캐럴 정작 구세주

2021-12-20

[삶의 뜨락에서] 타이밍(Timing)

타이밍 한번 절묘하다. 가족 형편상 추수감사절은 양보하고 금요일에 우리 집에서 터키잔치를 하기로 했다. 노느니 염불이라 추수감사절에는 아예 일하고 늦게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보고한다. 싱크대 밑에서 물이 새어 부엌 바닥에 홍수가 났단다. 여기저기 플러머한테 연락을 취해 보았으나 일 년 중 가장 큰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누가 일을 하겠는가. 다행히 한국인 한 분이 연락되었다. 출장을 와서 상황을 체크한 후 파트를 아마존에 오더 하니 일요일에 도착한단다. OMG! 8명의 입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막중한 이 소명을 어찌할꼬! 눈앞이 깜깜했다.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이 모든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평소에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에 곯아떨어지는 내가 시름시름 걱정과 염려 사이를 요동치다가 새벽에 일어났다. 팔을 걷어붙이고 지하실에서 물을 날라 다듬고 씻고 끓이고 헹구고 조리하면서 더러워진 물은 뒷마당에 날라다 버렸다. 유난히 깔끔 떠는 성격에 얼마나 법석을 댔던지 나중에는 양팔과 어깨에 경련이 일어났다.     금요일 오후 1시, 추수감사절 만찬이 성대하게 차려졌다. 나의 사정을 잘 모르는 애들은 오늘 구운 터키가 지금까지 먹어본 터키 중 제일 맛있었다며 비법을 묻고 사위는 오성급 이상의 상차림에 감동을 하였다며싱글벙글한다. 남은 터키로 칼국수를 만들어 저녁까지 지어 먹여 보내고 나니 온몸이 그만 학대하라며 찌그러져 운다.     모처럼 휴가를 내어 집에 돌아온 아들네를 위해 토요일 아침, 점심 그리고 김치와 밑반찬 대여섯 가지를 싱크대 없이 재래 방식으로 만들어 바리바리 싸서 밤늦게 보냈다. 목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까지 꼬박 이틀 동안 싱크대 없이 요리하기 대회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추수감사절의 참뜻을 제대로 몸으로 체험했다. 막 다섯 살이 되어가는 손자 에반이 만찬 석상에서, 돌아가면서 각자 가장 감사할 일을 말해보자는 기특한 발상에 난 얼른 싱크대를 생각했지만 입속에서만 우물거렸다. 옛날에 아낙들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생계를 유지하던 때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쉽게 살고 있는가.     오늘 일요일 아침, 싱크대는 정상복귀 되었다. 싱크대 앞에서 더운물 찬물을 마음대로 틀며 새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감사와 감동이 동시에 왼쪽 가슴에 차올랐다.   세상일이란 항상 이렇게 양면성이 있다. 긍정과 부정, 득과 실, 기쁨과 좌절, 이들이 항상 리드미컬하게 반복된다. 그것이 바로 삶의 묘미 아닐까. 항상 좋은 날씨만 지속하면 사람은 나태해지기 쉽고 많은 물질을 소유한 자는 정신이 빈곤해지기 쉽다. 항상 겸손하고 감사하고 사랑을 나누는 삶은 우리를 풍요롭게 해준다. 반 컵의 물을 보며 ‘반 컵 밖에’ 하며 한숨을 쉬는 사람과 ‘반 컵이나’ 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     올 한해도 이제 저물어간다.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나면 곧장 할리데이로 이어진다. 미국의 경제는 이때 가장 활기를 띤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비즈니스는 흥이 난다. 모두 즐겁고 분주해진다. 주위를 돌아보며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을 찾는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해준 사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며 자그마한 토큰을 전해주고 온정을 나누고 싶다. 이번의 절묘한 타이밍은 나를 성숙하게 그리고 감사할 줄 알게 해주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타이밍 timing 추수감사절 만찬 크리스마스 캐럴 만찬 석상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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